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옵션 계약 한도를 크게 상향 조정함에 따라 블랙록($BLK)의 i샤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 ETF(IBIT)의 시장 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조치는 IBIT 외에도 여러 ETF에 영향을 미치지만, 특히 IBIT과 비교해 상당히 뒤처져 있는 경쟁 ETF들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뒤따르고 있다.
SEC는 이번 주 발표한 바에 따르면, 모든 옵션 보유 ETF의 포지션 한도를 기존 2만 5,000건에서 25만 건으로 늘렸다. 이 조치는 IBIT에 적용되지만, 피델리티의 와이즈 오리진 비트코인 펀드(FBTC)는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암호화폐 금융 서비스 기업 NYDIG의 리서치 총괄 그렉 치폴라로(Greg Cipolaro)는 이번 결정이 IBIT의 시장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전망하며, “이미 압도적인 우위를 가진 IBIT의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반면, FBTC는 비트코인 ETF 중 두 번째로 큰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옵션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나타냈다.
현재 IBIT은 총 855억 달러(약 118조 9,850억 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으며, 이는 213억 5,000만 달러(약 29조 6,665억 원)를 운용하는 FBTC보다 4배 이상 많은 규모다. 이러한 상황에 비추어볼 때, 옵션 포지션 규제 완화의 혜택은 IBIT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치폴라로는 SEC의 결정이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을 줄이고 현물 수요를 유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변화로 인해 커버드콜 매도와 같은 적극적인 파생상품 전략의 활용이 가능해져, 하방 리스크를 제한하면서도 수익성의 재조정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하며, 이는 전체 시장의 안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이번 옵션 상한 조정은 단순한 규제 변화에 그치지 않고 비트코인 ETF 시장의 전략적 판도를 변화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블랙록의 지속적인 성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그리고 그에 대응하는 후발주자들의 전략을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