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달에 걸쳐 중국의 음식 배달 플랫폼들이 브라질에서 3차례 법정 소송을 벌이며 치열한 경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차량 호출 업체 디디(滴滴) 산하의 ’99푸드'(99Food)는 메이퇀(美团) 산하의 ‘키타(Keeta)’를 상대로 상표권 침해 및 부정경쟁 혐의로 브라질 상파울루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은 두 기업 간의 과열 경쟁과 불만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디디는 한때 브라질 현지의 모빌리티 플랫폼을 인수해 운영하다가 철수했으나, 올해 ’99푸드’ 이름으로 배달 서비스에 재진출했다. 메이퇀 또한 올해 브라질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며 경쟁에 가세했다. ’99푸드’는 키타의 로고와 색상 디자인이 유사하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며 불만을 제기했다. 두 기업의 배달 라이더 가방 색상이 모두 노란색이고, ‘Keeta’의 로고 안에서 ‘ee’가 거울에 비치면 ’99’처럼 보인다는 주장을 했다. 그러나 키타 측은 이 주장에 대해 노란색이 메이퇀에서 오랫동안 사용해온 고유 색상이라는 점을 들어 반박하고 있다.
99푸드의 이번 소송은 사실상 이전에 키타가 두 차례에 걸쳐 브라질 법원에 제기한 소송에 대한 보복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키타는 검색 엔진 구글에서 ‘키타’를 검색할 경우 ’99푸드’ 광고가 노출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지난 8일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법원은 11일 키타의 주장을 수용하여 99푸드가 고가의 키워드를 구매하여 광고하는 것을 금지시켰다. 이 사건 이후 키타는 99푸드가 브라질 식당들과의 협력을 방해하기 위해 선불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다시 소송을 걸었다.
브라질의 기존 배달 플랫폼인 아이푸드(iFood)는 시장 점유율이 80%에 달하는 기업으로, 이러한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 전략에 대응하기 위해 약 4조 원 규모의 역대 최대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중국 배달 플랫폼들 간의 갈등이 단순한 기업 간의 경쟁을 넘어, 브라질의 전체적인 배달 플랫폼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의미한다.
브라질에서는 이러한 법정 싸움과 과열 경쟁이 소비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다양한 배달 플랫폼 간의 전략적 위치를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계속해서 진행 중인 소송과 시장의 반응은 향후 브라질 배달 시장의 모습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