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도박위원회(UK Gambling Commission)가 규제된 베팅 시장에서 암호화폐를 활용한 도박 자금 충전 방안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 보호와 자금세탁 방지 기준을 유지하면서도, 증가하는 암호화폐 결제 수요를 제도권으로 통합하려는 목표에서 비롯된다. 팀 밀러(Tim Miller) 집행이사는 베팅 및 게임 협회(Betting and Gaming Council) 연례총회(AGM)에서 암호화폐 자산이 규제된 도박 환경에서 안전하게 작동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으며, 소비자가 암호화폐로 베팅 자금을 조달하는 데 따른 리스크를 점검 중이라고 밝혔다.
이 검토는 영국 금융감독청(FCA)의 새로운 암호화폐 자산 규제 도입 일정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밀러 이사는 FCA가 조만간 디지털 자산 관련 규제 체계를 마감할 예정이며, 해당 체계의 집행이 2027년 말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따라서 도박위원회는 FCA 감독 하에서 암호화폐의 법적 지위와 자금 통제 기준이 더욱 명확해질수록, 미리 규제된 도박 영역에서 암호화폐를 수용할 방안을 선제적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업계에서는 비트코인(BTC)와 같은 암호화폐 기반 결제가 이미 해외의 불법적인 사이트와 무허가 플랫폼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제도권이 이를 방치할 경우 소비자 피해가 커질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도박위원회가 ‘안전하게’ 다룰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한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밀러 이사는 첫 단계로 업계 포럼에 규제된 경로(regulated pathway)를 마련할 방안에 대해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혁신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강력한 소비자 보호 장치와 라이선스에 부합하는 규정을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는 핵심 조건을 수반한다. 만약 관련 제도가 시행된다면, 베팅 기업들은 해당 틀 안에서 별도의 승인을 받으며 규제된 플랫폼에서 암호화폐 직접 결제를 제공하는 가능성을 내비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결제 수단의 추가에 그치지 않고, 고객 확인(KYC), 자금세탁방지(AML), 결제 추적성, 가격 변동성 반영 방식 등을 포함한 운영 전반의 구조적 변화를 요구하는 사안으로 부각될 것이다.
밀러 이사는 “면허를 가진 플랫폼으로 베터(이용자)를 유도하는 것이 불법 사이트 활동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불법 및 회색 지대에서 암호화폐가 도박 결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한다면, 규제된 채널에서 통제 가능한 방식으로 수요를 수용하는 접근이 단속 중심의 정책보다는 효과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가 즉각적인 허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규제 당국은 암호화폐 결제가 안고 있는 중독 가능성, 과소비, 환불 및 분쟁 처리, 지갑 도난 및 사기와 같은 소비자 피해 구제 체계까지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FCA의 규제 체계가 올 하반기 구체화되면, 암호화폐 베팅이 영국의 주요한 제도권 의제로 어떤 속도로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암호화폐 결제의 논의가 이뤄지는 현재, 필요한 것은 유행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관리 가능한 리스크를 인지하고 이해하는 것이다. 이제는 규제를 따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필요한 보호 장치의 수준이 가장 핵심적인 체크포인트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