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암호화폐 기업 크라켄에게 부여한 마스터 계좌와 관련하여, 의회의 강한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감독을 넘어, 승인 정당성까지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으로 발전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간사인 맥신 워터스(Maxine Waters)는 3월 4일 크라켄 파이낸셜의 마스터 계좌 승인과 관련해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 제프 슈미드(Jeff Schmid)에게 공식 서한을 전달했다. 워터스는 답변 시한을 4월 10일로 설정하며, 해당 계좌를 통해 크라켄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의 범위와 제한 사항, 자금세탁방지(AML) 및 소비자 보호와 관련된 검토 내용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이번 논의의 핵심은 바로 ‘투명성’이다. 캔자스시티 연은은 크라켄의 접근 권한 세부 사항을 ‘사업 기밀’로 분류하여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지만, 워터스는 “시장 영향력을 고려할 때 이에 대한 설명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연준의 핵심 결제 네트워크인 ‘페드와이어(Fedwire)’에 대한 접근 여부와 자동이체망(ACH) 사용 가능성은 시장 구조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요소로 간주된다.
크라켄 파이낸셜은 100% 준비금을 유지하고 대출을 금지한 구조의 와이오밍주 특수목적예금기관(SPDI)으로 운영되며, 이번 승인으로 크라켄은 상업은행 및 신용 조합과 동일한 결제 인프라에 접근할 수 있게 되지만, 유동성 지원 창구 접근은 제외된 ‘티어3’ 계좌 형태다. 연준의 감독 부의장인 미셸 보우먼(Michelle Bowman)은 이 과정을 “학습 과정의 일환”으로 설명하며, 필요 시 개입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금융권의 반발은 심각하다. 은행정책연구소(BPI)의 페이지 피다노 파리돈(Paige Pidano Paridon)은 공개 의견 수렴 과정이 무시되었다고 비판하며, 승인이 이루어진 과정 역시 불투명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연준은 유사한 정책 초안에 대한 의견 수렴을 마감한 지 한 달도 안 돼 크라켄에 대한 승인을 발표한 상황이다. 이는 시장에서 크라켄 승인 여부가 선례로 남을 것인지에 대한 불확실성을 증대시키고 있다. 동일한 SPDI 구조의 커스토디아 은행은 2023년 마스터 계좌 신청이 거부된 바 있으며, 이러한 명확한 기준 없이 암호화폐 기업의 연준 접근 가능성이 갈리지 않도록 하는 점이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4월 10일, 슈미드 총재의 답변이 향후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서비스 범위와 리스크 관리 체계가 공개된다면, 크라켄의 사례는 제도권 편입을 위한 기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비공식 기조가 이어질 경우, 의회 청문회 등으로 논란이 확대되며 연준의 암호화폐 정책 전체가 비판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결국 이번 논란은 특정 기업 문제가 아니라 ‘암호화폐와 중앙은행 시스템의 접점’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탐색이기도 하다. 크라켄의 마스터 계좌가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을지, 아니면 예외적 승인으로 남을지는 연준의 다음 답변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