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10억 달러 토큰화 시장의 진실 — 표면 너머를 살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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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체방크 리서치의 2025년 11월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토큰화 자산 시장 규모가 약 3,310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2018년의 5,970만 달러에서 불과 7년 동안 500,000% 이상 성장한 수치이다. 하지만 이 수치 뒤에 숨겨진 ‘자산 구성(Asset Mix)’에 대한 분석이 중요하다. 현재, 스테이블코인이 약 2,250억 달러로 전체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반면 토큰화된 미국 국채는 겨우 56억 달러로 전체의 3%에 불과하다. 부동산, 주식 등 다른 자산군들의 비중은 1% 미만으로 저조하다.

스테이블코인은 온체인 경제의 기초 통화로 기능하고 있지만, 일반 실물자산(RWA) 토큰화 시장은 약 330억 달러로 축소된다. 이는 스테이블코인과 RWA 간의 성장 동력과 규제 프레임워크가 본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블랙록의 ‘BUIDL’ 펀드는 토큰화가 상업적 배치 단계로 진입했음을 입증하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2024년 3월에 출시된 BUIDL 펀드는 운용자산(AUM) 25억 달러를 돌파하며, 토큰화된 미국 국채 시장의 44%를 차지하는 성과를 내었다. 이 펀드는 여러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운영되며 주요 거래소에서 담보 자산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는 전통 자본이 가상자산 생태계의 기본 담보로 자리 잡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국제결제은행(BIS)의 통계에 따르면, 토큰화 머니마켓펀드(TMMF)의 규모는 최근 2년 간 10배 이상 성장했다.

기관 투자의 기반에서 수탁기관(Custodians)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수탁기관의 93%가 이미 토큰화 서비스에 참여 중이거나 조만간 도입할 계획이다. 힘 있는 스테이트 스트리트(State Street)와 BNY 멜론과 같은 대형 수탁 은행들은 이제 디지털 금융의 새로운 ‘게이트키퍼(Gatekeeper)’로 진화하고 있다. 이들은 스마트 계약을 통해 결제를 자동화하고, 자산의 생애주기를 디지털 방식으로 관리하는 인프라를 새롭게 설계하고 있다.

그러나 성장 가능성 너머에는 ‘집중 위험(Concentration Risk)’이라는 문제가 있다. 현 시점에서 토큰화된 자산의 90%가 단 4개의 지갑 주소에 집중되고 있으며, 이는 새로운 형태의 시스템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다. 또한 2차 시장의 유동성 한계는 거래 효율성을 저해하는 고질적인 문제로 남아 있다.

미래의 2025년부터 2030년까지의 5년이 새로운 금융 규칙, 기술 표준, 시장 구조가 확립되는 중요 시기가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제 질문은 “토큰화가 자본시장을 바꿀 것인가”가 아니라, “우리 정부와 금융기관이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고 혜택을 누리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가?”가 되어야 할 것이다. 다음 편에서는 한국의 토큰화 현황과 이로 인한 반복된 실패의 원인을 깊이 있게 분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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