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논의가 뜨거워지고 있다. 한국 정부가 올해 1분기 중 원화 스테이블코인 규율 체계를 확립하겠다고 발표했으나, 발행자 자격과 준비금 규제와 관련해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그리고 시장 참여자 간의 의견 차이는 여전히 커 보인다. 한국금융연구원의 김영도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DAXA(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 정책 자료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이 화폐의 기본 기능을 일부 수행하는 특수한 자산이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같은 가상 자산은 전통적인 화폐의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다. 두 자산은 가격 변동성이 크고 거래 처리 속도가 느려서 ‘교환의 매개체’나 ‘가치 척도’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총 공급량이 2100만 개로 고정되어 있는 디플레이션 자산이며, 4년마다 반감기를 겪는다. 이에 따라, 비자 네트워크는 초당 최대 6만 5천 건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는 반면,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초당 약 7건의 거래만 처리하는 실정이다.
이더리움 또한 가격이 미 달러에 종속돼 변동성이 크므로 독립적인 가치 척도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다. 따라서 스테이블코인은 화폐의 세 가지 기능, 즉 교환의 매개체, 가치 척도, 가치 저장 기능에 가장 근접한 디지털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테더(USDT)와 서클(USDC)과 같은 중앙화된 발행사는 현금이나 미국 국채와 같은 현금성 자산을 준비금으로 보유하며 1:1 비율로 토큰을 발행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최근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전통 금융 시장에 필적할 정도로 성장했으며, 2023년 3월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3150억에서 3200억 달러에 달한다. 이 중 상위 5개 스테이블코인이 시장의 약 89%를 차지하고 있으며, 테더가 약 1840억 달러, USDC는 750억에서 800억 달러 규모로 각각 자리 잡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의 위상이 결제 수단으로 높아짐에 따라, 한국은행 등 규제당局과 시장 참여자 간 시각차도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규제당국은 스테이블코인을 공적 안전망이 결여된 ‘민간 화폐’로 간주하고, 담보 자산의 신뢰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는 위기 발생 시 뱅크런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중앙은행이 보장하는 ‘화폐의 단일성’이 훼손될 위험성을 담고 있다.
반면, 시장 참여자들은 스테이블코인이 기존 금융 시스템을 혁신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은 청산과 결제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원자적 결제 방식을 통해 마찰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논쟁은 17세기 런던의 금세공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금세공업자들은 금을 보관하고 환어음을 통해 지급 결제를 중개했으나, 점차 금보다 많은 보관증을 발행하고 대출하기 시작했다. 현재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이 원하는 100% 지급준비 시스템은 과거 금세공업의 순수 보관업에 유사하지만, 발행자가 경제적 유인에 따라 일부 지급준비로 수익을 추구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김 연구위원은 “스테이블코인이 통용된다면 사용자는 중앙은행 화폐와 민간 스테이블코인을 구분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며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다면 화폐의 정의가 무의미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이 같은 논의는 앞으로 한국 금융 시장의 방향성에 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