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성장에 따라 그룹주 ETF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의 조사에 따르면, 카카오와 포스코 등 일부 그룹주 ETF의 실제 포트폴리오에는 계열사 아닌 종목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어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ETF는 투자자에게 특정 산업이나 그룹에 대한 집중 투자를 제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러 비계열 종목이 포함되어 있어 이로 인해 상품의 정체성이 모호해지고 있다.
19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그룹에 투자하는 ‘BNK 카카오그룹포커스 ETF’는 편입 종목 가운데 KB금융, 네이버(NAVER), 크래프톤, 하이브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 종목은 카카오그룹과 직접적인 사업적 관계가 없거나 심지어 경쟁관계에 있는 기업들이다. 하지만 카카오그룹과 무관한 종목들이 ETF에 포함된 비율은 전체의 약 10%에 달한다.
유사한 상황은 포스코그룹 계열사에 투자하는 ‘ACE 포스코그룹포커스 ETF’에서도 발견된다. 포스코퓨처엠, POSCO홀딩스, 포스코인터내셔널 등의 주력 계열사가 각각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나, LX인터내셔널, LG에너지솔루션, 현대제철, HD현대마린솔루션과 같은 상호 간의 연관성이 모호한 종목이 포함되어 있다. 이와 더불어 최근에 상장된 ‘WON 두산그룹포커스 ETF’ 역시 삼성전자(2.22%), 뉴로메카(2.24%)와 같은 회사들을 주요 종목으로 갖고 있다.
이러한 운용 방식은 투자자들이 원했던 그룹의 성장성에 집중 투자하려던 기대와는 큰 괴리를 보인다. 예상치 못한 종목에 의한 변동성 리스크가 존재하며, 이는 결국 투자자의 신뢰를 저하시킬 수 있는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과 교수는 “ETF 운용사가 상품명에 맞지 않는 종목을 포함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구성 종목과 전략을 사전에 충분히 확인해야 한다”고 전문가로서의 조언을 덧붙였다.
현행 ETF 관련 규제도 이러한 모호한 구조를 만들어가는 데 한 몫을 하고 있다. 현재 자본시장법상 ETF는 10개 이상의 종목을 포함해야 하며, 특정 종목의 비중은 30%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 그러나 카카오, 포스코, 두산 등 일부 그룹은 상장 계열사가 10개에 미치지 않거나 특정 계열사의 거래량과 시가총액이 부족해 외부 종목을 포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운용사들은 이러한 구성을 ‘확장된 생태계 투자’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이는 투자자에게 혼란을 더하고 있다. 우리자산운용 관계자는 ‘WON 두산그룹포커스 ETF’의 경우 다각화된 구조로 두산이 주도하는 미래 산업의 핵심 밸류체인에 투자하기 위해 설계되었음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해명이 투자자들에게 충분히 설득력을 지니지 못한다는 반응이 따라서 제기되고 있다.
또한, 이와 같은 문제는 테마형 ETF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이 출시할 예정인 ‘KoAct 미국로봇피지컬AI액티브 ETF’는 로봇과 AI에 투자를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대형 기술주로 구성되어 초기 참여자들이 원하는 테마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효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해당 ETF의 구조에 대해 ENVIDIA와 아마존 등 대형 기술기업과의 간접적인 연관성은 인정하지만, 투자자 혼선을 피하기 위해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