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시장 위축, 상장폐지와 합병 성공률 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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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시장이 올해 큰 위축을 겪고 있다. 과거 비상장 기업들이 상장하는 데에 유용한 경로로 여겨졌던 스팩이, 현재는 공급 과잉과 시장 환경 변화로 인해 직면한 어려움이 심각하다. 한국거래소의 통계에 따르면, 올 해 신규 스팩이 발행된 건수는 단 4건에 불과하며, 스팩과의 합병에 성공해 새로운 이름으로 상장한 경우 또한 3건으로 저조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상장폐지 위험에 직면한 스팩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합병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하지 못해 상장폐지 절차를 밟고 있는 스팩은 10곳에 달한다. 현행법에 따르면 스팩은 상장 후 3년 이내에 비상장 기업과 합병을 완료해야 하며, 이를 실패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후 상장폐지된다. 이러한 상황은 과거 유동성 공급 시기에 쏟아졌던 스팩 물량이 현재의 시장 냉각기와 맞물려 ‘공급 과잉’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통계적으로도 스팩 시장의 위축은 뚜렷하게 드러난다. 지난해 스팩 상장 건수는 25건으로, 2022년의 고점(45건) 대비 37.5% 감소했다. 공모금액 또한 전년 대비 32.2% 감소해 2704억원에 그쳤다. 합병 성공률은 지난해 38.5%로 기록됐으며, 이는 전년도 68%와 비교했을 때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합병 실패로 문을 닫은 스팩 사례는 지난해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한 24건에 이른다.

스팩 시장 회복의 주요 원인으로는 기업들이 ‘직상장’을 선호하게 된 점을 들 수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강세장에서 기업들이 스팩 합병보다 더 높은 가치를 평가받기 위한 일반 기업공개(IPO)를 선택함에 따라 스팩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현재의 위축을 ‘자정 작용’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지난 몇 년간의 과잉 공급 물량이 정리되는 과정으로 보이며, 이는 더 나은 시장 환경을 형성하기 위한 준비 단계로 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8개 기업이 스팩과의 합병상장 심사를 신청해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남기고 있다.

결론적으로, 스팩 시장의 위축은 중장기적으로 예측 가능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향후 직상장과 스팩 간의 수요 변경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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