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텔이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20% 가까이 상승했다. 이로 인해 인텔의 주가는 2000년 닷컴버블 당시 기록한 역대 최저 종가를 돌파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 실적 발표를 앞두고 선제적으로 매수에 나섰던 국내 투자자들(서학개미)의 판단이 주효했음을 보여준다.
인텔은 현지 시각으로 23일, 정규 거래에서 전날 대비 2.31% 상승한 66.78달러에 마감했다. 그 직후 발표된 1분기 실적은 조정 주당 순이익(EPS) 29센트, 매출 136억 달러(약 20조 1700억원)로, 이 또한 시장의 예상(EPS 1센트, 매출 124억 달러)을 크게 초과하는 여세를 보였다. 이 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는 20% 이상 급등하며 주당 80.10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이달 초 테슬라의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일론 머스크 CEO가 인텔의 14A 공정을 테라팹(TeraFab)에서 사용할 것이라는 발표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시장의 관심은 인텔이 2000년 8월 31일 기록한 사상 최고 종가 74.88달러를 넘어설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인텔의 실적 개선을 이끈 주된 요인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중앙처리장치(CPU) 수요의 폭증이다. 데이터센터 및 AI 부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51억 달러에 달하며, AI 관련 매출은 회사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며 40% 성장세를 기록했다. 한편, PC용 컴퓨팅 부문 또한 매출 77억 달러로 선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메모리칩 가격의 급등으로 인해 IT 기기 판매가 위축되면서 PC용 CPU 시장의 부진이 이어질 우려가 있다.
인텔은 2분기 예상 실적 가이던스도 긍정적으로 제시하며 매출이 138억~148억 달러, 조정 EPS가 20센트를 넘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각각 시장의 컨센서스를 초과하는 수치다. 립부 탄 CEO는 CPU가 AI 시대의 필수 기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신호를 강조하며 공급 확대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서학개미들의 매수 흐름 또한 주목할 만하다. 이달 들어 서학개미들은 인텔 주식을 약 4850만 달러(약 720억 원)어치 순매수했으며, 이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미국 개별 종목 중에서 가장 큰 규모다.
인텔의 주가는 이달 23일까지 정규장 종가 기준으로 52% 이상 상승했다. 이러한 상승이 계속된다면, 1987년 1월의 48.8% 상승 기록을 넘어 1972년 나스닥 상장 이후 월간 최대 상승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지만 인텔의 고평가 논란도 지속되고 있으며, 23일 기준 인텔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92배로, S&P500 평균의 4배 이상 웃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2~3년간의 성장을 주가가 이미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파운드리 부문에서 24억 달러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 또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