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업계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둘러싼 외국인과 개인투자자들의 수급 경쟁이 뜨거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외국인이 두 기업의 주식을 40조원이 넘게 팔아치운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동안 약 30조원을 매수하며 반대 방향의 투자 전략을 실현하고 있다.
31일 자본시장에 따르면, 이달 들어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에서 19조7520억원, SK하이닉스에서 10조1600억원을 순매수했다. 두 종목을 합산하면 순매수 규모만 30조원에 달하게 된다. 이에 반해 외국인은 같은 기간 동안 삼성전자에서 16조6740억원, SK하이닉스에서 24조2860억원을 순매도하면서 두 종목에서만 총 40조9600억원을 매도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시장의 긍정적인 전망과 실적 개선을 기회로 보고 대거 투자에 나서고 있는 반면, 외국인은 주가 급등 후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공급망 내의 주요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업체로 자리잡으면서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해 이달 들어서만 81.42% 급등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28.45%)의 세 배를 넘는 수치다.
삼성전자 역시 AI 반도체의 수혜를 등에 업고 43.76%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며 지속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세계 최초의 7세대 HBM인 HBM4E의 샘플 출하에 성공하며 AI 메모리 시장 공략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사는 나란히 시가총액 1조 달러 클럽에 가입했으며, 삼성전자는 이달 초 아시아 기업 중에서 대만 TSMC에 이어 두 번째로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SK하이닉스도 불과 3주 만에 이 같은 고지에 올라섰다. 증권가에서는 AI 관련 종목으로 자금의 집중이 더욱 심화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주요 투자 대상으로 삼는 경향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은 두 기업의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는 57만원, SK하이닉스는 380만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는 AI 투자 확대에 따른 HBM 수요 증가와 메모리 업황 개선이 실적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에서 기인한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중들의 증시 참여가 높아지고 있으며, 현재의 시장에서 대안을 찾기 어려운 ‘AI 쏠림 현상’이 강화될 것”이라며, “여전히 어려운 매크로 환경이 지속되고 있지만 국내 증시는 악재를 딛고 오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승’ 장세를 이룰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매크로적 압박으로 단기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더라도 상승 추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며 반도체 대기업과 AI 관련 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