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정부가 첨단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장비의 도입 절차를 획기적으로 단순화하기로 결정했다. 이 조치에 따라, 장비 도입 기간이 최대 25일 단축되고, 각 장비당 약 5억원의 검수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정책적 배려였다.
EUV 장비는 반도체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필수 공정으로, 네덜란드의 ASML이 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으며, 각각의 장비가 5000억원을 넘는 가격에 달한다. 2일 산업통상부는 ‘고압가스 안전관리법 시행령’의 일부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 개정된 시행령은 글로벌 안전 기준을 충족한 EUV 장비에 대해 이전의 일반 제조시설이 아닌 ‘특정설비’ 기준을 적용하도록 하여 안전성을 인정받는 절차를 간소화했다.
과거 EUV 장비는 고압가스를 포함한 배관 및 장치로 인해 ‘고압가스 제조설비’로 분류되어, 설치 시마다 기술검토와 검사 과정을 거쳐야 했다. 이 과정은 각 장비의 도입을 지연시키고, 기업에게 추가적인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이제 EUV 장비가 ‘특정설비’로 전환됨에 따라, 앞으로는 3년마다 공장 심사와 종합 공정검사만 거치면 동일한 수준의 안전성을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검사 기간도 크게 단축된다. 기존에는 기술 검토에 15일, 허가 5일, 중간검사 7일, 완성검사 7일 등 총 34일이 소요되었으나, 새로운 절차에 따라 기술 검토가 2일로 줄어들고 중간검사는 생략된다. 완성검사 역시 7일에서 2일로 축소되므로, 전체적인 검사 과정에서의 시간과 비용 절약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간검사의 경우 기존 공인 검사기관에 의뢰하는 데 드는 5억원의 비용도 절약될 가능성이 높다.
산업통상부는 이 외에도 EUV 장비 규제를 합리화한 시행령과 함께 시행규칙 개정도 진행 중이다. 이는 액화 이산화탄소 세정설비가 국내 최초로 상용화될 수 있도록 맞춤형 검사 기준을 도입하고, 고압가스시설의 안전관리자 선임 기준을 현실에 맞게 조정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다음 주에 공포돼 즉시 시행될 예정이며,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번 법령 개정은 안전과 첨단 산업의 경쟁력을 동시에 향상시키기 위한 중요한 규제 혁신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조치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