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인공지능(AI) 투자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그동안 엔비디아와 같은 반도체 업체에 집중됐던 투자 자금이 이제는 전력망, 네트워크, 로보틱스 등 다양한 산업으로 분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AI 반도체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의 성과는 여전히 뛰어나지만, 최근의 급등은 투자자들에게 고점 부담감을 안겨주며 단일 테마에만 의존하던 자금 흐름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하반기 AI 생태계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는 분야는 전력과 네트워크 인프라다. 큰 규모의 AI 데이터센터의 운영이 급증함에 따라, 전력망과 변압기 공급의 부족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그래서 이 분야에서 우위를 점한 기업들이 AI 생태계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은 빠르게 인프라 관련 ETF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 전송 병목을 해결해주고 있는 ‘KODEX 미국AI광통신네트워크’ ETF는 연초 이후 4325억원의 순유입을 기록하면서 반도체 ETF에 맞먹는 자금 흡수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 ETF의 수익률 역시 63%에 달해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또, 전력 인프라 확장을 위한 ‘TIGER 글로벌AI전력인프라액티브’ ETF는 같은 기간 동안 83%의 상승률과 1227억원의 순증을 기록하며 인프라 투자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AI 투자가 단순히 부품 조달을 넘어서 구현과 융합의 단계로 들어가면서 소프트웨어와 로보틱스와 같은 차세대 테마 내에서도 우수한 기업을 가려내는 과정이 시작되고 있다.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 및 모델 분야에 속하는 ‘TIME 글로벌AI인공지능액티브’는 연초 이후 106% 상승하며 3871억원의 자금을 유입시켰고, ‘KoAct 글로벌AI&로봇액티브’ 역시 87%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301억원 순유입이 이루어졌다.
반면, 과거 전기차 중심의 ‘TIGER 글로벌자율주행&전기차SOLACTIVE’나 전통적인 데이터센터 리츠인 ‘RISE 글로벌데이터센터리츠’는 순자금 유출을 겪었다. 그러나 이들 분야 역시 AI 가치사슬의 고도화 과정에서 인프라 공급 병목이나 기술적 돌파구가 마련될 경우, 다시금 주목받는 잠재력을 지닌 분야로 평가받고 있다.
KB자산운용의 이준석 ETF상품전략실장은 현재 데이터센터 리츠의 자금 유입이 주춤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후방 산업의 펀더멘털은 어느 때보다 탄탄하다”라며 “미국의 데이터센터 공실률은 3%로 부동산 시장 내에서 가장 낮고, 신규 물량 80% 이상이 이미 선임대 완료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AI 패러다임 변화에서 파생되는 인프라 비즈니스 전반이 동시에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더불어, 아직 국내 시장에는 출시되지 않았지만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AI 데이터 보안’, ‘저작권 보호’, 그리고 ‘AI 기반 신약 개발 플랫폼’ 관련 ETF들이 앞으로 국내 투자자들에게도 소개될 예정이다. 이는 향후 선택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