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선출 투표에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는 독일의 외교적 위상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3일(현지시간) 진행된 투표에서 독일은 서유럽·기타그룹(WEOG) 그룹에서 104표를 얻어 오스트리아(134표)와 포르투갈(131표)에게 뒤처지며 낙선했다. 독일은 그간 여섯 번째 비상임이사국으로 활동한 경험이 있지만, 이번에는 전례를 깨트리고 말았다.
1946년 유엔 안보리 창설 이래 비상임이사국에 한 번도 선출되지 못한 국가가 50개국이 넘지만, 독일은 1990년 통일 이후 8년 주기로 비상임이사국의 자리를 차지해 왔다. 독일 정부는 세계 3위의 경제 규모와 1위의 공적 개발 원조를 내세워 자국의 국제적 위상에 맞는 비상임이사국 선출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가장 최근의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것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은 뉴욕에서 일주일간의 선거전을 펼쳤으나 결국 낙선하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비판이 표를 잃게 만든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러시아는 독일의 낙선을 위한 캠페인을 벌였다고 전해진다. 독일의 이스라엘에 대한 지속적인 지지가 국제 사회에서 비판을 받기도 했는데, 포르투갈은 지난해 유엔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공식 인정하는 결정을 내렸고, 오스트리아는 중립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독일 내의 비판적인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좌파당의 이네스 슈베르트너 공동대표는 독일 정부가 이스라엘과 미국의 국제법 위반에 대해 침묵한 점을 지적하며, 이러한 외교적 접근이 이번 낙선의 주요 원인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바데풀 장관은 중동 문제에 대해 이스라엘의 특별한 책임이 중요하다는 입장이 표를 잃게 만들었을 수도 있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독일 정부는 향후 이러한 비판을 반영하여 국제사회에서의 역할을 어떻게 재조정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번 선거에서의 결과는 독일의 외교 전략과 국제적 입지가 다시 한 번 점검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국제 사회와의 관계에서 독일의 태도와 입장이 어떻게 변화할지를 지켜보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