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부 리스크, 특히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국내 증시는 큰 변동성을 겪어왔지만, 최근 들어 그 충격의 지속 시간은 점차 짧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이러한 리스크가 발생하면 증시가 장기간 하락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현재 투자자들은 그로 인해 빠른 V자 반등을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최근 이란과의 전쟁 상황에서도 확인되었으며, 코스피 지수는 급격한 오르내림을 겪는 가운데, 단기간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에 이르렀다.
2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코스피는 5000~6000대에서 큰 폭의 급락과 상승을 반복하며 이날 기준 역사적인 최고치를 돌파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정부의 증시 활성화 대책과 기대 실적, 그리고 저가 매수세가 들어오는 것이 이번 회복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음을 지적하였다. 여러 번의 대내외 리스크를 경험하며 투자자들은 학습 효과를 축적하였고, 그 결과으로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점차 유연해지고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급락하는 시장에서도 핵심은 펀더멘털”이라며, 단기 급락이 오히려 매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 시장에서는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만큼, 과거엔 패닉셀 현상이 빈번했으나 이제는 하락세에서 분할 매수로 대응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하락 국면에서도 지수의 하단이 빠르게 지지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실제로 전쟁이 발발하기 직전, 코스피는 6244.13을 기록한 뒤 전쟁 발발 후 첫 거래일에 7.24% 급락하여 5700대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후 빠른 회복이 이어졌으며, 31 거래일 만에 지수는 다시 6000대를 넘으며 6091.39에 도달했다. 이는 전쟁 발발 33 거래일 만에 6200선을 회복하고, 장 초반에는 6355.39를 기록하며 전고점을 경신한 사실에서 알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전쟁 이슈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된다면, 과거의 평균적인 반등 속도를 웃도는 빠른 회복세가 나타날 가능성도 크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국내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은 실적보다는 지정학적 이벤트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 것을 깨달았다”며, 이러한 경향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업종별로 자금이 빠르게 순환하는 것도 주목할 만한 특징이다. 초기에는 에너지 및 방산 관련주가 급등하며 자금을 신속히 흡수하고, 이후 안정세가 찾아오면 기술주와 소비주로 자금이 재유입되는 현상이 빈번해지고 있다. 이러한 점은 향후 투자자들이 어디로 자금을 재배치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