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위스의 전통적인 금융 명가인 시즈家가 비트코인(BTC)을 둘러싸고 극명한 갈등을 겪고 있다. 이는 가문의 오랜 자산 보존 전략과 디지털 자산 수용 전략 간의 충돌을 나타낸다. 마크 시즈(Marc Syz)는 가문이 운영해온 방크 시즈(Banque Syz)의 유산에서 벗어나 비트코인 중심의 재무 전략에 전면적으로 나서게 되었다.
이 갈등의 핵심에는 기업형 비트코인 금융 법인인 ‘퓨처 홀딩스 AG(Future Holdings AG)’가 있다. 이 법인은 2026년 3월 기준으로 약 5,000 BTC, 즉 약 4억 5,000만 달러(약 6,682억 원)를 보유하고 있다. 마크 시즈와 리처드 바이워스(Richard Byworth)는 이 자산을 은행의 대체 투자 부문에 통합하고자 하였으나, 부친인 에릭 시즈(Eric Syz)가 변동성을 이유로 이를 거부하면서 결국 갈라서게 되었다.
결국 마크 시즈는 해당 법인을 독립시키고 상장하는 길을 선택했다. 그는 3월 15일 스위스 금융감독청(FINMA)에 나스닥과 스위스 증권거래소(SIX) 동시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목표 조달 금액은 약 5억 스위스프랑에 달한다. 이는 단순한 자금 조달이 아닌, 비트코인 중심의 재무 전략을 공개 시장에서 평가받고자 하는 의도를 담고 있다.
이번 사건은 스위스 자산 관리 산업 전반의 구조적 변화도 드러내고 있다. PwC에 따르면, 2027년까지 프라이빗 뱅크의 28%가 암호화폐 비중을 5~10% 배정할 계획을 하고 있지만, 내부적인 의사결정 갈등으로 실제 실행은 지연되고 있다. 특히 유럽의 CRD VI 규제 시행이 임박하면서 은행들은 ‘암호화폐 통합’과 ‘완전 배제’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고 있는 상황이다.
마크 시즈는 비트코인을 ‘통화 가치 하락에 대한 유일한 헤지 수단’으로 보고 있으며, 방크 시즈 본가는 여전히 전통적인 자산 안정성과 점진적인 디지털화를 선호하고 있다. 두 전략이 각기 다른 점에서 장단점을 가지며, 이번 상장으로 시장이 이 두 가지 비전을 직접 평가하게 될 것이다.
결국 시즈家의 선택은 하나로 통합되지 않으며, ‘비트코인’이라는 자산에 대한 해석 차이가 가문 자체를 갈라놓게 만들었다. 이는 스위스 전통 금융 내에서 비트코인 수용 여부를 둘러싼 전략 충돌이 현실화된 사례이며, 자산 관리 산업 전반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