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한국의 경제 상황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심각해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미비한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코피’를 언급하며 전쟁 추경을 편성한 것처럼, 기획예산처는 물론 경제부 민생경제국의 공무원들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중동발 고유가로 인해 체감 물가는 급속도로 상승하고 있으며, 이는 국민들에게 직접적인 고통으로 다가오고 있다.
물가당국은 중동 전쟁 이후 두 주마다 대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이러한 노력은 제한적인 효과에 그쳤다. 2만원대의 5G 요금제 수정, 저소득층을 위한 PC 및 노트북 지원, 라면과 설탕 가격 인하 등 다양한 대책이 마련되고 있으나, 그에 비해 휘발유 가격은 ℓ당 2000원을 넘어서는 수준에 이르렀다. 정부의 대책이 실패하는 이유는 고유가가 야기하는 제품 가격 상승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서 ‘대책을 쥐어짜도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제는 물가 구조 자체를 변화시켜야 할 시점이다. 현재 한국의 정유·석유화학 설비는 중동산 원유에 최적화되어 있어, 이러한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는 한 중동의 어떤 경제적 충격도 국내 물가에 즉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지난 9일 이 대통령이 주재한 국민경제자문위원회에서는 박원주 전략경제협력분과장이 “비중동산 원유를 처리할 수 있도록 정유 설비를 개조하고 이에 대한 임시 투자세액 공제를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는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해 유가 폭등이 언제든지 재연될 수 있는 시대에서 국내 물가 구조를 외부 충격에 더 이상 취약하게 두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더 나아가, 재경부 민생경제국 내에 있는 ‘물가구조팀’을 ‘과(科)’로 격상하는 등의 아이디어도 제안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거버넌스의 변화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겠지만, 단기적인 물가 대응에서 구조 개편으로의 초점 전환이 이루어지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고유가 충격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더 이상 땜질식 대응에 그쳐서는 안 된다.
정부는 물가 문제에 있어 근본적으로 구조를 바꾸는 새로운 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이는 단순히 가격 조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물가의 안정성을 높이고 경제 전반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길이다. 이제는 물가 대응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인 개혁으로 전환해야 할 때라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