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연금이 올해 1분기에 저PBR(주가순자산비율) 1배 이하인 종목들을 집중적으로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 정책과 맞물려 포트폴리오 조정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최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공개한 ‘1분기 주식 대량 보유내역’에 따르면, 보유 지분 증가폭이 가장 큰 종목은 파라다이스와 한섬으로, 이들 모두 저PBR 종목으로 분류된다. 파라다이스의 지분은 지난해 12월 말 7.13%에서 올해 1분기 말에는 11.37%로 증가했으며, 한섬은 6.29%에서 9.55%로 확대됐다.
파라다이스의 PBR은 0.81배로, 코스피 평균인 1.86배에 크게 못 미치고 있으며, 한섬은 0.34배에 그치고 있다. 이 외에도 이마트(0.25배), LX인터내셔널(0.67배), 아모레퍼시픽홀딩스(0.74배), OCI홀딩스(0.86배) 등 다양한 저PBR 종목에서도 지분을 확대한 사실이 확인됐다. 주가순자산비율은 기업의 순자산 대비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로, 이를 통해 기업이 시장에서 저평가되고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
요즘 정부는 저PBR 기업의 가치 제고를 유도하고 있어 관련 종목에 대한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PBR이 0.3~0.4 수준에 머무는 것은 비정상적”이라고 강조하며 자본시장 정상화의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오는 7월부터 저PBR 기업 리스트를 반기별로 공표하고, 관련 태그를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국민연금은 저PBR 종목 외에도 에너지, 방산, 뷰티 업종에 대한 비중을 늘리고 있으며, S-Oil, SK가스, SNT에너지, 대한유화, LIG넥스원, 한국콜마, 달바글로벌 등의 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도 증가시켰다. 그러나 더존비즈온과 HL만도와 같은 일부 종목에 대해서는 지분을 줄였다. 특히 더존비즈온의 지분율은 8.22%에서 0.94%로 급감했는데, 이는 최대주주 EQT의 공개매수에 참여해 약 26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회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는 이러한 변화가 정책 효과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저PBR 기업 리스트 공표와 태그 부여를 통해 기업의 자발적 변화가 유도될 것”이라며 정책의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김윤정 LS증권 연구원 또한 “일본의 사례와 유사하지만, 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점에서 더욱 진전된 정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