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기술은 이제 단순한 보조 도구를 넘어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거래하는 독립적인 경제 주체로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발전에 따른 필수 인프라인인 ‘신원 인증’과 ‘결제 시스템’은 아직까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때 블록체인 기술이 AI 경제의 인프라를 구축할 핵심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 앤드리슨 호위츠(a16z)의 연구팀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블록체인이 AI 에이전트가 허가 없이도 합법적인 경제 주체로 활동할 수 있도록 5가지 필수 요소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은 신원 인증을 위한 KYA(Know Your Agent) 개념을 제시하며, AI의 권한과 평판을 암호화된 방식으로 증명할 수 있는 표준화된 신원 계층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AI 에이전트가 자본 배분이나 공급망 관리와 같은 중요한 시스템을 운영하게 되면서 통제권 문제도 부각되고 있다. 비록 민주적 거버넌스를 갖추고 있다 하더라도,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통제하고 있는 대기업이 규칙을 수정하거나 모델을 업데이트하면 AI의 최종 결정이 변질될 위험이 있다. 블록체인의 스마트 계약과 투명한 실행 로그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
AI 에이전트 간의 직접 거래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제 AI는 웹 스크래핑, 브라우저 세션, 이미지 생성 등의 서비스를 직접 구매할 수 있게 되어, 홈페이지나 결제창 없이 서버와 API 엔드포인트 만으로 이루어진 새로운 결제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다. 기존 신용카드사와 달리, 이들 AI의 리스크를 평가하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스테이블코인이 효과적인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AI의 완전한 발전으로 실행 비용은 제로에 가까워졌지만, 기계의 의사결정 검증과 감사에 드는 비용은 급증하고 있다. 인간이 개입할 수 있는 감독 개념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할 정도로 불어나면서, 블록체인은 모든 작업의 출처와 이력을 기록함으로써 신뢰를 구축하는 역할을 한다.
AI 에이전트의 시대에 사용자는 상호작용의 주체에서 감독자로 변모하게 된다. 시스템이 항상 작동하며 복잡한 워크플로우를 그대로 진행하다 보니 원치 않게 나타나는 결과들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메타마스크와 같은 크립토 네이티브 도구들은 스마트 계약 단에서 AI의 행동 범위를 명확히 제한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AI와 블록체인 기술이 만나 새로운 경제 생태계를 형성하는 기반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