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 산업 위축 속 방위산업으로 전환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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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자동차 산업이 경기 부진과 글로벌 수요 침체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방위산업으로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독일의 제조업 전반이 세계적인 수요 감소와 지정학적 긴장, 그리고 중국 기업들의 동향으로 인해 힘든 상황에 직면해 있다. 독일 정부의 통계에 의하면 매달 약 1만 5000개의 제조업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으며, 특히 자동차 업계는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의 이익이 49%, 폭스바겐은 44% 감소, 포르쉐는 무려 98%의 감소를 겪었다.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 독일 정부와 기업들은 방위산업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일부 제조업체들은 가동을 중단한 공장들을 방위산업 재정비에 활용하고 있으며, 해고된 숙련공들이 방위산업 분야로 재투입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폭스바겐은 이스라엘의 아이언돔 방공 체계에 필요한 부품 생산을 위해 이스라엘 기업들과 협의 중이다. 이러한 방산 전환은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방산에 진출한 내연기관 전문업체 도이츠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패트리엇 방공시스템을 위한 동력 엔진과 다양한 무인체계 및 장갑차량을 공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지난해 매출이 15%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셰플러의 클라우스 로즌펠드 CEO는 지난해 설립한 방산 부문이 회사 전체 매출의 10%를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의 방위산업 전환을 위한 환경도 조성되고 있다. 규제 완화와 국방비 증액의 영향으로 방산 업체들이 자본을 조달하기 쉬워지면서, 유럽 내 벤처 캐피털의 투자금 중 약 90%가 독일 기업으로 유입되고 있다. 독일과 유럽연합(EU) 내의 기업들도 새로운 기회를 찾아 방산 분야에 적극 투자하고 있으며, 이는 제조업 근로자들에게도 안정된 직장을 제공할 가능성을 열고 있다.

특히 독일 경제 장관 카테리나 라이헤는 “유럽은 스스로를 지킬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 신뢰할 수 있는 안전한 방위산업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정책 방향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서 유럽 국가들이 방위 지출을 오는 2035년까지 1조 유로(약 1735조 원)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약속과 맥을 같이 한다. 독일의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방위산업은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하며, 독일 경제의 재구성을 이끌어갈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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