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기업들이 해외 투자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 과거에는 ‘낮은 세율’이 주요 투자 요인이었지만, 올해부터 시행되는 ‘글로벌 최저한세’ 체제에서는 세금의 기준 자체가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의 다국적기업 그룹이 운영하는 모든 국가에서 최소 15%의 세금을 부과받도록 하는 이 제도는 기업들이 세율이 아닌 다른 요소들을 고려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데이비드 링케 KPMG 글로벌 세무자문 총괄은 이러한 변화에 대해 세율 경쟁이 아닌 제도적 신뢰가 투자에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세금이 투자 결정의 핵심 요소가 아니라 기본 전제로 자리잡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지난 2022년 12월 세계 최초로 글로벌 최저한세를 법제화하였으며, 2024년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링케 총괄은 한국 기업들이 미국과 유럽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삼성, 현대, 한화 등의 기업들이 공급망 안정성과 인프라, 규제 환경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투자처를 선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제조와 기술 산업에서는 ‘가장 저렴한 국가’가 아닌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운영이 가능한 국가’를 찾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여기서 새롭게 주목해야 할 결정 변수로는 시장접근성, 공급망의 탄력성, 고급 인적 자본의 가용성, 안정적이고 저렴한 에너지 비용, 규제의 예측 가능성,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다. 이러한 요소들이 세제 혜택으로 대체되던 과거와는 다르게, 현재는 운영적 변수로 투자 의사결정의 핵심을 차지하고 있다.
링케 총괄은 한국 기업들에게 세제 인센티브를 지나치게 의식하기보다 중장기적인 운영 안정성과 현지 규제 환경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저세율 국가에 진출할 때 발생하는 추가 세 부담과 현지 운영 효율성을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투자 초기 단계에서부터 세무 전략을 사업 전략에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해외 인수합병 전략 또한 같은 맥락에서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세무 실사는 예전처럼 인수 기업의 자체 세무 리스크 점검에서 그치지 않고, 전체 그룹 차원의 세무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수 후, 과거의 세제 혜택이 글로벌 최저한세의 적용으로 소멸될 수 있기에, 이를 인수 가격 산정에 올바르게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변화에 발맞추어 기업 구조와 거래의 전략적 관점에서 전반적인 접근 방식을 재고해야 하며, 특히 인수 후 통합 단계에서 세무 구조 재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기업의 세부담을 줄이고, 세무 투명성을 강화하여 M&A 후 기업 가치를 높히는 전략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링케 총괄은 ‘데이터 거버넌스’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글로벌 최저한세는 전 세계 법인 간 정보를 연결하는 기반 위에서 기능하기 때문에, 단일 국가적인 대응으로는 한계가 있다. 기업 본사가 주도하는 글로벌 세무 통제 시스템 강화를 통해 해외 자회사 의존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세무를 특정 부서의 업무에 국한하지 말고, 기업 전략 전반을 관통하는 핵심 관리 영역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며, 이는 향후 10년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