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본시장 밸류업, 공시 비교가능성에 달렸다”

[email protected]



얼키 리카넨 국제회계기준(IFRS)재단 의장은 최근 방한하여 한국 자본시장이 글로벌 투자자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핵심 요소로 ‘공시의 비교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는 기업이 제공하는 재무정보와 지속가능성 정보가 해외 기업과 동일한 기준에 따라 비교 가능해야 시장의 신뢰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결국 기업의 자본조달 비용을 낮추고, 시장의 유동성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한다고 덧붙였다.

IFRS는 140개 이상의 국가에서 사용되는 국제적 회계 기준으로, 리카넨 의장은 한국이 2007년 IFRS 도입 로드맵을 발표하며 아시아 주요국 중 신속하게 국제 기준을 도입한 점을 인정했다. 그는 “IFRS 기준은 투명하고 글로벌하며 기업 정보를 쉽게 비교할 수 있게 해준다”며 “한국은 IFRS에서 중요한 국가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에서는 기업 공시의 실효성 및 지속가능성 공시 의무화 속도를 놓고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리카넨 의장은 이러한 논의에서 제도의 형식보다는 투자자들이 신뢰하고 비교할 수 있는 정보 체계를 만드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시는 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잘 설계된 공시는 진정한 신뢰를 구축하는 인프라”라고 설명했다.

공시가 자율이든 의무든 간에 중요한 것은 동일한 기준이 일관되게 적용되는 것이라고 리카넨은 강조했다. 그는 “의무공시는 시장의 신뢰를 높이는 데 더 확실한 방식일 수 있지만, 자율공시라도 기업들이 동일한 기준을 적용할 유인이 있다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자본시장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제공하는 정보가 일관될 필요가 있다. 기업 간에 제각각인 정보는 투자자에게 불확실성을 초래하고, 이로 인해 필요할 수밖에 없는 가격 할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일관된 기준으로 작성된 정보는 기업 간 비교를 용이하게 하여 투자자는 더 낮은 불확실성을 가지고 자금을 투입할 수 있다.

지속가능성 공시와 관련해서는,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에서 제정한 IFRS S1 및 S2 기준이 글로벌 베이스라인의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S1은 지속가능성 전반의 일반 공시 원칙을 다루고, S2는 기후 관련 정보 공시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기준이 있어야 기업들은 서로 다른 지역이나 규제에 맞춰 동일한 정보를 반복 보고하는 부담을 덜 수 있게 된다.

리카넨은 한국의 IFRS 거버넌스에서의 대표성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현재 한국인은 IASB 또는 ISSB 보드에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그는 “자격 기준에 따라 보드 위원이 선발되며 공석이 생길 경우 한국 후보에게 기회는 열려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글로벌 경제가 미·중 갈등 및 보호주의로 갈라질수록 국제 기준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기업들이 국제적인 기준으로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할 때 민간 자본은 활성화되고, 이는 궁극적으로 투자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