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 시절 아버지의 작업복을 자주 입었던 한 여성의 사연이 알려졌다. 이 여성은 수십 년이 지난 후 악성 폐암인 ‘악성 중피종’ 진단을 받았다.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헤더 본 세인트 제임스(57)는 추운 저녁이면 아버지의 파란 재킷을 입고 토끼에게 먹이를 주곤 했으며, 아버지의 체취가 묻은 그 옷을 입는 것이 좋았다고 말했다.
헤더의 아버지는 건설 현장에서 일하며 석면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높았고, 헤더는 성인이 된 후 심각한 건강 문제를 겪기 시작했다. 36세에 첫째 아이를 낳은 그는 이후 계속해서 피로감과 가슴의 압박감, 열 증세를 느꼈다. 이런 증상이 출산 후의 영향으로 생각했던 그녀는 결국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기 결정했다.
정밀 검사 결과, 헤더의 폐에 악성 종양이 발견됐다. 이 종양은 ‘악성 중피종’으로, 주로 석면에 의한 노출에서 발생한다. 중피종은 흉막, 복막, 심막 등 여러 조직에 나타날 수 있으며, 석면 가루가 흉부에 쌓여 발생하는 폐암의 일종이다. 이 질환의 잠복기는 무려 30년이며, 수술하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생존 기간은 15개월로 매우 짧다. 주로 호흡 곤란과 가슴의 통증이 동반된다.
의료진은 헤더에게 가족 중 석면 관련 직업에 종사한 사람이 있는지를 물었고, 당시 미용사로 일하고 있던 그녀는 자신의 직업과 석면은 무관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어린 시절 아버지의 외투에 묻은 석면 먼지가 그녀에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추론이 나왔다. 게다가 헤더의 아버지 또한 석면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았고, 그는 2014년 신장암으로 사망했다.
헤더는 큰 수술을 받아야 했다. 그녀는 왼쪽 폐, 갈비뼈, 흉막, 심장 내막, 그리고 횡격막 일부를 제거했다. 수술 후에도 4차례 항암 치료와 30번의 방사선 치료를 받으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다행히도 수술 후 그녀는 현재까지 건강하게 지내고 있으며, 여전히 한쪽 폐로 숨쉬는데 어려움이 있지만 이를 극복하며 인권 활동가로서 석면의 위험성을 널리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헤더는 “악성 중피종 진단을 받고 20년 동안 생존하는 사람은 드물다고 한다. 내 경험이 절망에 빠진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경험은 그녀로 하여금 석면 관련 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되었고, 전 세계적으로 석면 피해자들의 권리를 옹호하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