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기괴한 AI 콘텐츠가 늘어나는 이유는?” 외신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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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사회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의 급속한 대중화가 진행되면서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는 외신의 분석이 나왔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실재감 결핍: 한국은 어떻게 AI에 대한 현실 감각을 잃었나”라는 기사를 통해 이러한 현상을 조명했다. 한국은 AI 소비에 있어서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사회적 안전장치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SCMP가 언급한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는 최근 SNS에서 큰 화제를 일으킨 이른바 ‘야구장 여신’ 영상이다. 이 5초짜리 영상은 프로야구 경기의 관중석에 앉은 여성의 모습을 담고 있으며, “평균적인 한국 여성”, “한국 야구 여신” 등의 제목으로 퍼졌다. 조회 수는 1500만을 초과했지만, 해당 여성은 실제 인물이 아닌 AI가 생성한 가짜 여성이었다. 야구 팬들은 전광판에 등장한 은퇴한 선수와 현역 선수가 대결하는 장면, 그리고 잘못된 응원 문구를 근거로 가짜임을 밝혀냈다.

AI 콘텐츠의 부정적인 영향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 공공 안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대전 오월드에서 발생한 늑대 탈출 소동 당시, SNS에서 학교 앞 교차로를 돌아다니는 듯한 AI 생성 이미지를 확산시켰다. 이 이미지 때문에 재난 대응 당국의 주민 대피 공문과 방송 자료가 잘못된 정보를 포함하게 되었고, 결국 제작자는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SCMP는 한국이 전 세계에서 저품질 AI 콘텐츠인 ‘AI 슬롭(AI slop)’ 소비가 가장 활발한 국가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AI 슬롭은 클릭 수를 목표로 대량으로 생산되는 저렴한 품질의 콘텐츠를 의미한다. 글로벌 영상 편집 플랫폼 카프윙(Kapwing)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에 기반한 AI 슬롭 유튜브 채널 11개의 누적 조회 수는 약 84억5000만회에 달한다.

또한, 2024년 사회적 충격을 안겼던 텔레그램 딥페이크 성범죄 사건은 미성년자와 여성의 얼굴을 합성한 불법 이미지가 대규모로 유포되는 사례로, AI의 악용 위험성을 극명하게 드러낸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AI안전연구소의 김명주 소장은 “한국에서 외모와 이미지에 대한 문화적 관심이 매우 높기 때문에 AI가 억눌린 욕망과 좌절을 대리 충족시키는 왜곡된 거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과도한 몰입이 현실 도피를 유도하고 삶의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결론적으로, 한국은 생성형 AI 기술을 받아들이는 속도는 세계적 수준이지만, 엄격한 규제와 윤리적 논의는 여전히 부족함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한국 사회에서 AI가 만들어내는 부정적 영향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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