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이란의 핵 시설에 대한 공습을 단행하며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전쟁에 개입하자, 중국은 오랜 동맹국인 이란에 대한 지지를 유지하되 한층 신중한 태도로 변화하고 있다. 초기에는 강력한 지원을 표명했으나, 현재는 이란의 주권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내고 있지만 동시에 이란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적 지원이나 물질적 지원이 없음을 명확히 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이란의 공격에 대해 “국가의 주권과 안보를 지켜줄 것”임을 공언했으나, 이후 이란의 군사적 행동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 대신 안정적인 대화를 촉구하는 방향으로 메시지를 조정하였다. 중국의 외교부 대변인은 중동 지역의 안정이 국제 사회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고 밝혀, 중국의 전반적인 접근 방식을 모호하게 만들고 있다.
중국은 지난 몇 년간 이란과의 관계를 강화해 왔으며, 2021년에는 경제, 군사 및 안보 분야에서의 25년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였다. 이란의 인구는 약 9,100만 명으로 이스라엘의 980만 명을 크게 상회하며, 풍부한 원유 자원으로 인해 중국의 일대일로(一带一路) 구상에 있어 자연스러운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다. 중국의 원유 수입의 절반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며, 이 경로의 교통 차질은 미국과 유럽 연합에 더 큰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
만약 호르무즈 해협이 이란에 의해 차단된다면, 이는 중국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미국과 유럽 연합보다 더 큰 충격을 견딜 수 있는 중국은 다른 대체 원유 공급원으로 쉽게 전환할 수 있다.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말레이시아, 이라크, 오만 등이 중국의 주요 원유 공급국이지만, 말레이시아의 많은 수출품이 이란으로부터의 재포장된 것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미국의 고위 관리들은 중국이 이란을 설득해 호르무즈 해협을 차단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차단은 중국의 전략적 이익에 부합할지 모른다고 보고 있다. 에너지 정보청(EIA)에 따르면, 2024년에는 하루 약 2천만 배럴의 원유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이동했으며, 이는 전 세계 소비의 일정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군사 개입이 중동에서 혼란을 초래할 경우 이를 미국의 주의를 분산시키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분석되며, 이는 결국 중국에 대한 긍정적인 측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된다. 중국의 유엔 대사인 후 쿵(Fu Cong)은 유엔 안전 보장 이사회 회의에서 미국을 강하게 비판하면서도 이란과 이스라엘 양측에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했다.
결국 중국은 이란과의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국제 사회에서의 중재자 역할을 모색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중국의 중립성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란과의 관계가 중국 외교 길에 어려움을 더할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