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에서 ‘육회’는 드물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이며, 이는 2011년에 발생한 집단 식중독 사건이 큰 영향을 미쳤다. 이 사건은 일본의 야키니쿠 체인점인 ‘야키니쿠 자카야 에비스’에서 발생하여, 당시 300엔이라는 저렴한 가격의 ‘와규 육회’를 먹었던 216명이 장 출혈성 대장균에 감염되는 사고로 이어졌다. 그 결과, 일본 정부는 생식용 소고기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게 되었고, 육회의 판매가 매우 제한적이게 되었다.
식중독 사건이 발생한 이후, 일본 후생노동성은 생식용 소고기에 대해 ▲장내세균 음성 판정을 받은 고기일 것 ▲가공 및 조리는 전용 시설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등의 조건을 제정했다. 특히, 생식용 소고기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영업 허가가 필요하며, 이러한 규제가 육회의 유통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생식용 소간은 완전히 금지되어, 육회는 법적으로 판매가 가능하지만 실제로 판매하는 곳은 매우 적다.
일본의 식문화에서는 육회 외에도 다른 종류의 날고기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는 말고기인 ‘바사시’나 닭고기인 ‘토리사시’는 생식으로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선택지에도 불구하고, 육회는 일본에서는 여전히 답답한 규제와 높은 위험성 때문에 쉽게 찾기 힘든 음식으로 남아 있다. 일본에서는 참치 등 횟감을 양념하여 만든 ‘유케’가 육회의 자리를 대체하는 경향도 있다.
일본의 문화 전문가 이치무라 도시노부는 “식품 관련 규제는 각국의 식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라고 설명하면서, 특정 식자재에 대한 허용 여부가 국가마다 상이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육회가 일본에서 인기 없는 음식으로 자리 잡은 이유는 사회적, 문화적 위험을 수용할 수 있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육회는 한국 관광객들에게는 필수 코스처럼 여겨지지만, 일본에서는 안전성 문제가 규제 강화로 이어진 아이러니한 상황을 드러내고 있다.
결국, 일본의 분위기 속에서 한국의 육회는 더욱 매력적으로 비춰지고 있으며, 일본 관광객들은 한국을 방문할 때 육회를 반드시 맛보고 싶어 한다. 이는 한국의 식문화가 일본과는 확연히 다른 다양성과 자유로움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에 일본은 집단 식중독 사건 이후, 엄격한 규제를 통해 안전성을 보장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식문화 차이는 단순히 음식이 아닌, 각국의 먹거리와 관련된 정책, 규제, 그리고 사회적 수용도가 어떻게 다를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육회는 일본인들에게는 꿈도 못 꿀 음식이지만, 한국에선 언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소중한 미식 경험으로 자리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