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배 포장의 경고 그림이 흡연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데에는 효과가 있지만, 동시에 전자담배를 ‘덜 위험한 선택’으로 인식하게 만들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2024년부터 국내 담배 포장에는 ‘폐암으로 가는 길’이나 ‘실명으로 가는 길’과 같은 새로운 경고 문구와 그림이 추가될 예정이다. 이러한 조치는 국민건강증진법의 일환으로, 흡연이 초래할 수 있는 심각한 건강 문제를 알리기 위한 것이다.
미국 워싱턴 주립대 연구팀이 시행한 실험에서는 일반 담배 포장과 폐 손상 이미지를 포함한 경고 담배 포장을 비교하여, 전자담배에 대한 위험 인식 및 구매 의향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 경고 그림을 본 참가자들은 일반 담배 흡연에 대한 두려움은 커졌으나, 전자담배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끼는 경향을 보였다. 그로 인해 일부는 전자담배에 대한 호감과 사용 의향이 높아졌으며, 실제 전자담배 사용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특히 일반 담배에만 강력한 경고 이미지를 붙이고 전자담배에는 경고를 적용하지 않았을 때 이러한 경향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반면, 전자담배에도 유사한 수준의 경고를 삽입하면 전자담배를 안전한 대안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줄어들었다. 연구의 공동 저자인 엘리자베스 하울렛은 “흡연은 매년 50만 명의 생명을 잃게 하는 주요 원인”이라며, “전자담배도 건강에 많은 해를 끼칠 수 있으므로 소비자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내에서는 청소년 사이에서 가향 담배의 사용이 증가하며 이와 관련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가향 담배는 과일, 초콜릿 등 다양한 맛과 향이 첨가된 담배로, 청소년이 처음 흡연을 시도할 때 이러한 담배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2024년 청소년건강패널조사에 따르면, 국내 청소년의 77.3%가 첫 담배 제품으로 가향 담배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향이 없는 일반 담배에 비해 흡연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는 가향 성분이 담배 제품의 맛과 냄새를 개선하여 사용을 촉진하고 신규 사용자를 유인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가향 담배를 흡연 시작으로 삼은 청소년의 현재 흡연 확률이 비가향 담배를 시작한 경우보다 1.4배 높고, 흡연 지속 확률은 10.9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향이 첨가된 전자담배를 사용한 청소년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담배를 계속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무엇보다도 전문가들은 향 첨가 성분이 담배 제품의 위험성을 덜 느끼게 만들 뿐, 독성이나 유해성을 줄이지는 않는다고 주장한다. 향료 및 당류는 전자담배 기기를 통해 가열되어 폐에 해로운 에어로졸 형태로 흡입될 경우 심각한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담배 제품에 대한 향 첨가를 엄격히 규제하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가향 담배의 사용이 급증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청소년의 흡연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추가적인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흡연은 폐암, 두경부암 등 여러 질환의 주요 원인이며, 우리나라에서 매년 약 7만 명이 흡연으로 생명을 잃고 경제적 손실도 약 15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보건당국은 가향 담배가 흡연을 지속하고 신규 흡연자를 유입할 위험이 크므로, 예방 교육과 경고 표시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