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협상 과정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기타 중동 국가들에게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 협정인 ‘아브라함 협정’에 참여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공화당 내 강경파의 비판을 방어하고, 외교적 성과로 이란과의 협상을 연결하려는 정치적 계산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이 모든 노력을 쏟은 만큼, 이 국가들이 동시에 아브라함 협정에 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언급한 ‘이 국가들’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튀르키예, 이집트, 요르단, 바레인, 파키스탄이 포함된다. 이들 국가의 참여가 이루어진다면, 이란 역시 이러한 역사적인 정착을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아브라함 협정은 트럼프의 첫 번째 행정부 시기에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 간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외교적 틀로, 이스라엘과의 외교 관계 수립을 조건으로 안보 및 경제 협력을 확대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그러나 이집트와 요르단을 제외한 대부분의 아랍국가들은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이스라엘을 인정하지 않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브라함 협정을 끌어온 배경에는 정치적 이유가 크다. 최근 이란과의 협상에서 핵 문제는 우선 30~60일간 추가 논의를 진행하기로 하는 양해각서(MOU)가 알려지자, 공화당 내에서는 비판이 커지고 있었다. 특히, 이란의 핵 프로그램 폐기와 고농축 우라늄 처리라는 전쟁의 명분이 후순위로 밀리며 ‘오바마식 핵 합의 시즌2’라는 비판이 나타났다.
이러한 비판에 대응하기 위해 아브라함 협정 참여를 요구하게 되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동 국가들이 아브라함 협정에 서명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내 강경파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그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럼프의 구상을 지지하며 “중동 역사상 가장 중요한 합의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협상에 대한 현실성은 의문시된다. 가자 전쟁으로 인해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가 증가하면서 반이스라엘 여론이 커진 상황에서, 트럼프의 제안에 대한 아랍 국가들의 반응은 당황스러웠다고 한다. 사우디 및 카타르 지도자들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인정할 경우에만 외교 관계 정상화에 나서겠다는 조건을 제시한 바 있다. 이는 이스라엘 정부가 이에 응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단기간 내에 돌파구를 마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처럼 트럼프가 이란과의 종전협상에서 아브라함 협정을 언급하면서 제기된 여러 이슈들은 중동의 복잡한 외교적 상황을 드러내며 앞으로의 협상의 방향성을 가늠하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