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선거 승리는 기업 미국에게 규제 완화의 큰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인 게리 겐슬러는 기업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하고 특히 공시 요건을 크게 늘리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겐슬러와 SEC에 대해 대규모 소송을 제기하는 일들이 벌어졌다. 이제 트럼프의 승리로 SEC의 새로운 체제가 들어서면서 이 소송들에 어떻게 대응할지, SEC의 새 리더십은 어떻게 구성될지 주목되고 있다.
겐슬러 의장의 임기는 2026년까지지만 그는 의장직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겐슬러는 여전히 위원으로 남게 되며, 현재 SEC는 민주당 3명과 공화당 2명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에 따라 그 구성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SEC 의장으로 누가 선출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로빈후드의 법무 담당 최고 책임자인 댄 갤러거가 차기 의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현재 공화당 SEC 위원인 헤스터 피어스도 가능성이 있지만 그녀가 과연 직무를 원할지는 불확실하다.
겐슬러의 현재 agenda는 어떻게 될까? 아직 채택되지 않은 수많은 규정들이 대기 중에 있다. 새 의장이 직원들과 agenda를 통제하게 되므로 겐슬러의 agenda는 중단될 수밖에 없다. 겐슬러가 임기 중 추가 규정 제정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지만, 의회의 검토법이 최근의 행정부에서 통과된 규정을 뒤집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제한적일 것이다.
차기 SEC 의장의 우선 순위는 의장 본인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다. 공화당이 주도하는 SEC는 암호화폐에 더 우호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겐슬러는 대다수 암호화폐가 증권이라고 주장해왔으며, 앞으로 암호화폐의 정의를 명확히 하려는 노력이 이어질 것이다. 의회에서는 암호화폐 규제를 CFTC에 더 많이 이양하는 법안 마련에 힘쓸 가능성이 크다. 또한, 기업의 공개 상장을 촉진하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자본 형성을 방해하고 투자 비용을 증가시키고 있는 기존 규제를 없애려는 시도가 우선 순위가 될 수 있다.
이제 겐슬러 하에 도입된 많은 규정들은 새로운 행정부에 의해 뒤집힐 수 있지만, 이 과정은 매우 복잡하다. 규정을 무효화하려면 규정 철회의 제안과 공지 및 의견 수렴을 거쳐 투표를 통해 진행해야 한다. 현재 SEC는 겐슬러가 시행한 여러 규정에 대해 소송을 당하고 있으며, 이 소송들은 여전히 연방 법원에서 진행 중이다. 새로운 공화당 의장이 취임하게 되면, 이러한 소송들에 대한 반응이 상당히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SEC는 독립 기관이지만 소송에 대한 대응은 큰 자율성을 갖고 있다. 새 의장이 들어온 이후 이러한 소송들 중 많은 것들이 다투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규정들은 시행되지 않을 것이다. 기업이 SEC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더 많은 공시를 요구하는 것이 법적 권한을 초과했다고 주장할 때, SEC가 소송에 대해 응답하지 않기로 결정할 수 있다. 이 경우 법원은 SEC가 소송에 동의한다고 해석할 것이며 규정은 실행되지 않게 된다.
규정의 철회와 관련해 새 행정부가 특히 관심을 가질 만한 문제로는 기후 변화, 증권 금융 및 대출 등이 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규제 제정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도 존재한다. 이는 1984년 대법원에서 제정된 셰브론 원칙이 올해 뒤집히면서, 연방 기관의 규제 권한을 줄이고 법원에서 규제를 해석하는 역할이 더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SEC의 권한은 다소 줄어들겠지만 소송을 통한 규제 완화는 계속될 것으로